MBC 사과 경찰 사칭 취재,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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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앵커 출신 모 기자와 영상취재 PD 취재진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경찰을 사칭해 물의를 빚은 것과 관련해, 윤 전 총장 측은 10일 “해당 기자 2명과 책임자 1명 등을 서울 서초경찰서에 형사고발했다”라고 밝혔습니다. 법조계에서는 '강요미수' 혐의만으로 구속된 채널A 이동재 전 기자와 비교해 볼 때 경찰을 사칭한 MBC 기자들 역시 형법상 '공무원자격 사칭죄'나 '강요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MBC 사과 경찰 사칭 취재
지난 9일 저녁 뉴스데스크에서 MBC는 자사 기자들의 경찰 사칭 문제가 논란이 되자 “본사 취재진이 (윤 전 총장 아내의) 논문 지도 교수 소재를 확인하던 중 교수의 과거 주소지 앞에 세워진 승용차 주인과 통화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경찰이라고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본사는 기자 신분을 밝히지 않은 취재진 2명을 업무에서 배제하고 사규에 따라 책임을 묻기로 했다. 승용차 주인과 시청자 여러분께 깊은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방송했습니다.
지난해 채널A 사건은 MBC의 '검언유착' 의혹 보도 이후 친정권 성향 언론단체인 민주언론 시민연합의 검찰 고발로 수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여권의 대대적인 공세가 이어졌고, 추미애 전 법무장관은 윤 전 총장의 지휘권도 박탈했습니다. 이 때문에 언론단체인 민언련이 MBC 기자들의 경찰 사칭 사건 역시 수사 기관에 고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 언론계 인사는 “만약 종편 기자가 이런 식으로 경찰을 사칭해 여권 유력 대선 후보를 취재했다면 과연 사과 방송만으로 끝냈겠느냐”라고 말했습니다.
윤 전 총장 캠프 MBC 기자 형사 고발
윤 전 총장 대선캠프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MBC 기자 2명이 경찰관을 사칭해 일반 시민을 속이고 겁주는 방법으로 불법취재를 한 것이 확인됐다. 불법 취재의 전모를 규명하고 재발을 막아야 한다”며 해당 기자 2명과 지시 책임자를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발했다고 알렸습니다.
윤 전 총장 측은 입장문에서 “경찰을 사칭해 일반 시민을 심문한 뒤 정보까지 얻어낸 것으로서, 강요죄와 공무원자격 사칭 죄라는 중대 범죄가 범해진 것이고, 불법 취재까지 동원한 정치적 편향성도 드러났으므로, 현장 기자들의 단독행위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방송통신위원회도 과거 채널A 등 다른 사례에서 그랬던 것처럼 불법 취재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즉각 진상규명에 나서 달라”라고 주장했습니다.
MBC 사과 경찰 사칭 취재 사건
앞서 MBC 취재진은 지난 7일 오후 경기 파주시의 단독주택 앞에서 집주인 A 씨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경찰을 사칭했습니다. 이 집은 김 씨의 2008년 박사학위 논문 지도교수인 국민대학교 전모 교수가 지난해까지 거주했던 곳입니다.
당시 MBC 취재진 2명이 현장 취재를 했고 집 앞 승용차에 적혀 있는 전화번호를 보고 A 씨에게 전화를 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MBC 취재진은 A 씨와 전화 통화에서 전 교수가 이사 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A 씨에게 “어디로 이사 갔느냐”,“부동산 계약할 때 어디 부동산에서 했나”등을 추가로 질문했다고 합니다.
수상쩍은 질문이 이어지자 A 씨는 “누구냐”고 물었고, MBC 취재진은 “파주경찰서 경찰”이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과거 검찰,경찰 사칭 기자, PD, 구속 유죄
과거 기자들이 경찰이나 검찰을 사칭한 유사 사건들에서 법원은 해당 언론인을 구속하거나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형법 118조 '공무원자격 사칭죄'는 '공무원의 자격을 사칭해 그 직권을 행사하면 3년 이하 징역이나 7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라고 돼 있습니다. 2002년 KBS 시사고발 프로그램의 한 PD는 특혜 분양 의혹을 취재한다는 이유로 검사를 사칭해 경기도 성남시장을 인터뷰 한 혐의로 구속되었으며, 검사를 사칭한 PD의 취재를 옆에서 도운 혐의로 당시 성남시 변호사로 활동했던 이재명 경기지사 역시 같은 혐의로 구속되었습니다. 구속 기소된 PD는 1심 법원에서 벌금 300만 원의 유죄를 선고받았고, 2심 재판부는 PD가 공익 목적을 위해 취재를 했고 반성을 한다는 점을 고려해 유죄는 인정하지만 선고를 유예한다는 선고 유예형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구속 기소된 이 지사 역시 1심 벌금 250만 원, 2심 벌금 150만 원의 유죄를 받았습니다. 1994년 중앙일보의 한 기자도 검사를 사칭해 취재원 집에 들어가 관련 서류를 챙겨 온 혐의로 기소돼, 검찰이 징역 1년의 실형을 구형했으며 당시 재판부는 명백히 죄가 인정되지만, 그때까지 남아있던 언론계의 그릇된 취재 관행을 참작하고 재판 과정에서 강조된 합법 취재의 중요성을 고려해 선고를 유예한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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